‘어메이징…’ 윤석화 “30년 무대인생 잠시 떠납니다”

작성일 : 2009-03-24 11:23

‘돌꽃’이 잠시 여행을 떠난다. 30년 만의 휴가. 한동안은 무대와 관객에게 아예 등 돌릴 작정이다. 연극이라는 벌판에 서 있었던 지난 30여년. 스스로 기특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연주해온 악기에 맑은 숨을 불어 넣고만 싶은 심정이다.

주변에서는 “그냥 놔둘성 싶으냐”며 벌써부터 다른 일거리들을 내놓고 있지만 방패막으로 ‘안식년’ 간판까지 내걸었다. 며칠전 ‘영영이별 영이별’을 끝내고는 역시 ‘19 그리고 80’ 공연을 마친 선배 박정자와 목욕탕에 갔다. 스스로 다짐하듯 말했다. “언니 나 이번에는 정말 온전히 쉬어볼래요.”

윤석화(50). 연극배우 겸 월간 ‘객석’의 발행인. 그는 안식년 전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배우 인생 30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사랑을 나누는 자리다. 30회 공연의 모든 수익금은 국내 입양기금과 ‘미혼모의 집’ 건립에 쓰이며 사랑의 씨앗이 될 것이다. 그동안의 히트작을 잠깐잠깐 선보이고 직접 노래도 부른다. 박정자, 이해인, 노영심, 이문세, 황정민 등 지인들이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

“더 고요해지고 싶어요. 타협하고 싶지도 않고요. 연극이란 세상보다 더 큰 우주를 내 스스로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인데, 한발짝 물러나 고요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지난 7년간 이끌어온 월간 객석의 발행인 자리도 내놓는다. “공연예술계를 담아내는 제대로 된 잡지 하나쯤은 우리도 갖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사명감에 위기에 몰린 객석에 뛰어들었죠. 개인적 욕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발행인에게 자리를 넘길 생각입니다.”

윤석화는 지난 30년간 출연료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낸 적이 없다고 한다. 딱 한번 ‘넌센스’ 공연 때를 제외하고는. 그때는 객석 운용자금이 급박했다. 연극에 대한 자존심으로 강인하게 살아왔지만 가난 때문에 울어본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로 세상은 그녀를 ‘스타’라고 불렀지만 여전히 버스비 걱정을 하는 스타일 때였다.

“뮤지컬 ‘송 앤 댄스’를 제작하기 전 무렵이었어요. 미국에서 다녀가신 어머니가 친구분들한테 선물받아 제일 아끼시던 금 10돈짜리 가락지를 빼주고 가셨죠. 김포공항에서 비행기가 떠난 후 한참을 서서 얼마나 울었던지…. 전당포로 바로 달려갔죠, 뭐. 전 공연을 해야 했으니까요. 지금은 그 어머니가 가고 안 계시네요.”

윤석화는 산울림소극장 임영웅 대표와 함께 제작한 ‘하나를 위한 이중주’를 시작으로 ‘딸에게 보내는 편지’ ‘명성황후’ ‘세자매’ 등을 성공시키며 스스로 말하는 전성기를 보냈다.

한동안 아내와 엄마 역할에도 충실할 생각이다. 아들 수민(3)이 얘기가 나오자 “애들이 무작정 밉게 뗑강만 피우는 장난꾸러기가 있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장난꾸러기가 있잖아요. 같이 놀다가도 일부러 자기가 피곤하다면서 엄마를 쉬도록 하는데, 이 놈은 보통이 아니에요”라며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다.

“사랑은 하고 볼 일이다”라는 그는 수민이를 입양한 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수민이에게 사랑스러운 누나를 만들어주고 싶다. 수민이와 만나면서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아진 윤석화는 아예 안식년을 핑계로 사회복지 공부를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에 사회복지 관련 연구원 신청을 해뒀다. 공부하는 동안 현재 홍콩에서 활동 중인 남편도 미국에서 함께 지낼 계획이다.

윤석화는 자선공연 ‘어메이징 그레이스’에서 사랑을 나누자는 인사말을 놓치지 않았다.대학로 설치극장 정美소 3월21~4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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